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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1.11.15 (젊은)꼰대백신4
  3. 2021.11.15 젊은꼰대백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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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연습

 

 

 내가 대학 시절을 보낸 90년대 말에 일부러 기성 세대를 흉내 내는 친구들이 있었다. 전에 없던 새로운 개성인 마냥 예전 세대의 말투나 단어를 따라 하고 스스로 올드해 보이려는 주변 친구들이 꽤 있었다.

당시는 연도 앞 두 자리가 19 에서 20으로 바뀌는 때로, 어느 종교 종말론자들의 휴거 소동이 생중계 되기도 했던 때였다. 새천년 무슨 당이라는 이름의 정당이 등장했고, 밀레니엄이라는 말이 등장하였으며 이제까지 세상에 없던 온갖 개성들이 등장했다. 문화가 전례 없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던 때였다. 남자 친구들이 연상의 누나와 사귀는 것이 더 이상 특이하지 않은 일 이었고, 마치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귀는 사람을 오빠 라고 흔히 부르는 만큼 누나 라는 호칭을 쓰는 친구들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오빠는 오빠로 불렸지만 누나는 누나가 되지 못했다. 

그리고 마치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 나무라 듯 어허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며 또래 친구들의 행동을 제지 하는 이들도 있었고, “, 어디서!” 라는 말로 있지도 않는 권위를 장난스럽게 내세우려고도 했었다. 당시 급격하고 약간은 혼란스럽게도 열리고 있었던 새로운 문화 작용에 대해 반작용을 하는 듯 과거로 회귀하려 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불리어왔을 숨은 유행가를 발굴해내 자신의 대표 곡처럼 부르는 것이 유행하였다. 예전 세대들이 쓰는 비속어나 방언, 특히 일본어를 굳이 찾아내어 자기들만의 은어처럼 사용했고, 그들의 아버지 시절을 마치 자신들이 살아가는 듯, 과거 세대 의 특징을 따라 하고 흉내 내려고 했다. 자신이 특별 하고 남다르다는 어떤 존재감을 주변에 드러내고 싶었 지만 자신의 생각 속에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 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20대 초반의 내 친구들은, 따라 하면 그럴 듯해 보이기도 하면서 실제로 무언가 있을 것 같기도 해 보이는 과거의 가치를 비판 없이 차용 했다. 역사가 흘러 갈수록 그 중심의 차별성이 드러나 거센 비판에 직면해 위태롭게 흔들리는 남성주의 가부장제, 남성들만이 사회에서 가정에서 특권처럼 누려 왔던 사회적 역사적 이른바 남성 리즈 시절에 대한 어떤 향수가 있는 것 같았다.

그 시절 내 친구들 중 일부는 남성으로 태어나기만 하면 저절로 누리는 특권, 즉 질기게도 남아 있는 남아 선호 사상으로 특별 대접 속에서 키워지고, 성인이 되면서 집안의 지원과 자원을 독차지하며 비교 우위 에서 쌓아 가는, 어떤 막강한 특권과 권위를 몹시도 그리워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이 정확히 무엇을 원해서 그런 행동을 따라 했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잘 몰랐었을 것 같다. 다만 본능적으로 아버지 세대가 누려온 혜택의 겉모습이 곧 아버지 세대가 될 자신들에도 결코 손해가 아니라 일종 의 상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부끄럽게도 나도 가끔 그들의 독특하고 우스꽝스러운 말투를 따라 하기도 했고, 그들의 촌스런 노래에 박수를 쳐주기도 했었다.

너는 여자치고 공부를 못하잖아.”

졸업이 다가오면서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모여 앉게 되면 모두가 자연스럽게 취업 고민을 꺼내던 때 였었 는데, 그때 나에게 불쑥 들이 닥친 말이었다.

(오호 용감 한데!)

남자 치고는 성적이 바닥이었던 J는 취업이 다가오며 초조하고 걱정되었던지 눈 앞의 만만한 경쟁자 하나 라도 재쳐 보려는 시도였을까, 혹은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였을까, 대담하고 무례한 발언을 나에게 내뱉었다. 지방 소도시 출신 이었던 J는 앞에 나서서 리더가 되려거나 주목을 받으려는 성격은 아니었다. 나름 배려 도 할 줄 알았고 프로젝트도 함께 충실히 수행하던 친구였다. 집안 장손인 자신을 아끼는 할머니 얘기를 종종 했었던 J는 고향 집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귀한 아들이었던 것 같았다. 나와 함께 어떤 프로젝트 를 준비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은 없지만,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서로 조언을 하거나 도움을 주고 받았 던 친구였었다고 나는 그를 기억한다. J의 무례한 발언을 옆에서 같이 듣고 있었던 친구들은 놀라는 표정 을 숨기지 못했고, 내 눈치를 보는 것을 나는 정확히 기억한다. 훅 들어온 펀치에 나는 잠시 정신을 잃을 뻔 했지만 앞에서와 뒤에서의 말이 다른 남자들을 하도 많이 보아온 탓에 J도 별 수 없는 못난 놈이구나 하고 여기며 이렇게 대꾸했다.

 

"그래서 뭐?”   

 

취업이나 시험 같은 절박한 문제에 닥치면 누구나 자신의 손익을 계산할 수 밖에 없고 당연히 스트레스 라는 것을 받게 된다. 그리고 당장 내 눈 앞의 경쟁자 가 지치기를 바라고 포기하기를 바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수많은 경쟁자들의 존재에 대해서는 전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당장은 마음이 편해질지 몰라도 사실 아주 멍청한 저주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 당시 각 학과에서 1등을 찍으며 남학생들 사이에서 용케 살아 남은 여학생들은 그나마 순조롭게 취업을 할 수 있었지만, 이도 저도 아닌 평범 한 이들의 취업은 쉽지 않았다. 거기다가 시키는 믹스 커피라도 고분고분 타오지 못할 것처럼 눈빛 강약 조절이 안 되었던 (그들에게는 사나웠다) 나 같은 여성 에게는 취업의 문턱도 높았었지만, 취업 후에 찾아 올 험난한 가시밭길은 쉽게 예고된 것이었다. 최근에 들은 소식에 의하면 나름 순수한 마음은 가졌던 J 가 우여 곡절 끝에 취업을 했고 지금도 가족을 위해 성실히 일 하고 있단다. 그 당시에 말을 꼰대 같이 했어도 자기 안의 꼰대와 끊임없이 싸우며 잘 살고 있기를 바란다.

종종 먼저 겪은 사람, 그 이름도 거창한 선배로서 후배 신입생에게 알려주고 고쳐 주어야 한다고 주장 하는 이들을 만난다. 그냥 실수하게 둘 수는 없다고 대단한 의무감을 가진 듯 말한다. 하지만 그들이 관심 을 가지는 그 신입들의 실수는 정작 길러야 하는 실력 에 관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이 태도란 결국 예의 보다는 서열을 말하는 것이었다.

말하기도 민망하지만, 선배라는 자신들을 향한 예의의 문제였다. 셀프 우쭈쭈를 받으려는 것이었다. 자신들만 의 울타리 안에서 이상한 논리에 의해 굳어 내려온 습관들을 후배에게 반드시 가르치고 계승해야 한다는 도저히 이해 못 할 이유를 대며 후배들을 긴장 시키는 선배들은 그다지 본 받을 만한 인격이나 성격, 능력을 가지지 못했었다고 기억한다.

또 장난스럽게 혹은 공격적으로 주변을 향해 있지도 않은 권위를 내세우려고 스스로 애를 쓰는 이들도 있었다. 그 대상은 주로 후배나 만만한 동기였고 절대 힘 있는 상대를 향한 공격은 하지 않았다. 정말 고립된 시골이나 과거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 곳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시대를 거스르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으나, 친구들은 그 당시를 그런 곳에서 살아 본 적도 없으면서 그저 옛날 옛적 시절의 남성 권위주의적 향수를 그리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나는 그것이 참 많이 아쉬웠다.

그들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 권위는 저 멀리 우뚝 선 침해 불가한 권력을 의미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아마도 또래 안에서 특별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한 이유 역시 자존감이 낮았던 데 있었을 것이다. ‘어허라고 외치면 서열 앞 쪽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어쩌면 거저 얹을 수 있는 기대감에 차 올랐고, 결국 다수의 누군가는 다시 서열 아래를 채워야 한다는 불평등한 사실에 대해서는 외면 했다. 자기만 살아 남으면 그만인 것이었다.

일부의 특성으로 존재하던 것이라 생각하던 그 때 이 후 그런 특성을 보이는 사람들이 사회에 점점 많아지고 그들의 존재감이 선명해지며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등장 했는데, 이른바젊은 꼰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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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봐가며 꼰대 짓 하는 젊은 꼰대

 

 결혼이라는 관계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 중에 아주 특이한 사람이 한 명 있다. (결혼 후 알게 된 사람들이 거의 다 특이하기는 하다.) R과 내가 비슷한 처지 였음에도 서로 불편한 관계였던 이유가, 지나고 보니 R이 온갖 꼰대 질을 유독 나를 향해서만 해댔던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R은 주위 사람들에게 비위를 맞추는 것이 습관이었던 사람으로 내가 지금까지 만났 던 모든 이들 중 최고의 아첨꾼이다. R은 상대방에게 밑도 끝도 없이 듣기 민망할 정도의 칭찬을 해대기가 입에 배었던 사람 이었다. R과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도 밑도 끝도 없이 황당하기까지 한 칭찬 세례를 했었다. R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주보는 주변 사람들에게조차 갑작스런 외모 칭찬부터 성격 칭찬까지 듣기 민망할 정도로 아부를 해대었는데, 그 아부는 과장을 넘어서 거짓말에 이를 정도가 많았다. 가게에서 점원이 고객에게 당장 무언가를 팔기 위해 하는 칭찬도 과장이 지나치거나 과도하면 거북하고 불쾌하다. 칭찬 이면에 숨은 다른 속셈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R의 가식적인 칭찬이 정말 본심인지 궁금했고 그렇게까지 상대가 거북할 정도로 칭찬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다. 그러다가 점차 시간이 지나면 서 칭찬 세례가 자신에 대한 자랑질과 나를 향한 꼰대질로 점차 바뀌었는데, 내가 찾아낸 이유는 이랬다.

꼰대 R이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나에게까지 그렇게 칭찬을 해 주었는데도 나로부터 되돌아오는 반응이 시원치 않다 느꼈던 것, 그리고 R의 관점에서 서열의 끝인 나한테까지 더 이상은 위선적인 아부를 해대기가 싫었던 두 가지 이유였다고 나는 짐작한다. R이 주변 사람들에게 아부를 해대는 것만큼 자신도 그 만큼의 아부 서비스를 나로부터 누려 보고자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얼마 못 가 완전히 상반된 행동을 시작했는데, 결국 R은 내 앞에서만큼은 아부를 완전히 중단하고 숨겼던 본심을 드러냈다. 그의 본심은 아부 대상이었던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었고 짜증이었으며 뒷담화였다.

R의 목적이 본인을 통해 정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내가 간신히 찾아낸 이유는 바로 이 것이었다. R은 결혼으로 맺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들에게 맹목적으로 잘 보이고 싶었고, 또 동등하지 않은 위치에서 오는 여러 상황적 억울함과 뒤따를 비난 등을 피하고 싶었던 목적이었다고 추측한다. 거기에 내가 모르는 어떤 거래가 오래 전부터 그들의 관계 속에서 있었음이 확실했다. 가식적인 아부가 몸에 배었던 R은 그렇게 아부함으로써 주변으로부터 듣기 싫은 잔소리와 비난을 피하고 나름 영리한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기어이 해오면서 살아 왔던 것이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할 줄 아는 자신의 사회성이 대단하고, 자신이 아주 사교 적인 능력자 라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했다. 아쉽게도 아무도 R의 그런 애씀을 인정하거나 추켜 세워 주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겸손한 척도 하려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아부 세례를 일상적으로 받아 온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R의 립 서비스를 즐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R에게 그다지 특별 배려를 해주는 것도 없어 보였다. 그래도 R을 덜 비난하고 조금은 친절하게 대하려고는 할 때도 있었 지만, 의미 없는 칭찬에 익숙해져서 인지 사람 봐가며 함부로 타인을 대하는 그 집단 전체의 원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R은 애써서 헛수고를 한 것이다.

그런 R이 내가 아부에 낚이지 않자 언제부턴가 내 앞에서 일장 연설로 꼰대 짓을 시작했다. 내가 R 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지 않고 소위 싸가지가 없다며 비난했다. 나는 R에게 아무 것도 묻지도 않았고 그 어떤 주제에 대해서 의견을 구하지 않았는데도 언제나 혼자 시작하던 R의 일장 연설의 배경에는 너는 나 보다 한참 모자라다는 설정이 깔려 있었다. 나와 고작 몇 살 차이 밖에 나지 않았던 R은 그의 말 만 놓고 보면 R은 세상의 모든 일을 다 겪었고, 누구보다 도 다양한 인맥을 보유하였으며, 세상의 모든 기막힌 묘수와 노하우는 다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참 어이없게도 R이 가장 강력하게 나와 비교 우위에 있음 을 강조하는 근거는 바로 돈이었다. 자신이 나보다 돈을 많이 벌고 재산이 많기 때문에 R에게 있어서 나는, R의 조언을 넘어선 생명수 같은 설교를 새겨 들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세상의 모든 가치를 돈에 두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겉으로는 돈이 전부가 아니 라고 부정하는 척 하며 돈과 물질을 추구하고 집착 하는 모습을 숨기려고 하지만 금새 들통이 난다. 이런 속물 허풍쟁이는 나 같이 말보다 행동에 주목하는 사람을 만나면 바로 발각되기 쉽다.

어디서 상을 치렀는데 집안 싸움이 나서 누가 얼마를 챙겼네 하며 돈 때문에 벌어진 흔한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와서 나에게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R보다 서열 높은 사람 S’를 향해 직접 비난을 하지 못했던 R, 대신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만만한 나를 향해 너 돈 밝히면 안 된다. 남의 돈이 다 네 건 줄 아냐,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며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 순간 세상 황당했던 나는 그 날에서야 R의 밑바닥 꼰대 모습을 낱낱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던 그 나이만 많던 높은 서열 S’화난 꼰대 R’S 자신이 아닌 나에게 버럭 화를 내자 내 눈치만 살피며 더 이상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모두 나이만 많고 못난 사람들이 모인 곳이 된 이유와 어디서부터의 책임인 지를 그렇게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내가 반복된 경험으로 안 것은, R은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상적으로 아부와 거짓말을 했고 오로지 나 에게만 솔직했다는 것이다. 꼰대R이 하는 이상한 행동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나는 계속 R을 마주 쳐야만 하는 관계에 지쳐 갔었고, 그래서 한 번 R을 이해해보고자 심리 관련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자신 보다 서열이 높은 사람, 즉 잘 보여두면 여러모 로 유용한 권력을 쥔 자에게 기회만 있으면 비위를 맞추고 가식적인 칭찬을 남발하고 마치 보험처럼 관계 를 설정해두려 하지만,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사람이나 이용 가치가 없어 보이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솔직함 을 넘어 예의 없이 행동하는 R의 심리가 무엇 인지 이해하고 싶었다. 멀리도 아닌 내 근처에 있었던 그 꼰대R은 칭찬이나 비난 모두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 으로 사용하는, 눈치가 빠르고 아주 계산적인 사람이었 고, 사람들을 잘 다루는 방법인 칭찬과 비난, 둘 다에 아주 능숙한 사람이었다. 타인의 가치관이나 성격, 기호 등을 눈치 빠르게 파악하여 이를 서로간 관계 발전을 위해 사용하기보다는 오로지 자신에게 유리 하게 사용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타인에 대한 아무런 공감 없이 오로지 어떻게 이용하면 자신에 유리할 지만 계산하는 사람이라고 밖에, 나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가 없었다.

R이 함부로 대해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이고 실제로 아무 권력도 없었던 나에게 마구 스트레스를 풀어 대었던 이유 역시 결국 R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하는 것이 입에 착 붙어 습관이 되었어도 타인 눈치 보기, 비위 맞추기 같은 감정 소모 는 R에게도 역시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였던 것이었다. 그렇게 치열하게 눈치를 보며 살아야만 했던 R이 처한 상황이나 성장 환경이 짐작 가기도 했다. 나름 절박 했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성찰은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돈이 많다고 으스대는 R이 제공하는 아부와 혜택을 당연 하다는 듯 즐기는 S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R 보다 더 사악해 보이기도 했다. R은 이미 다 자란 성인으로 서 스스로 깨닫고 성장해야 하는 부분은 외면하고 오로지 눈 앞의 이익 만을 계산하고 순간적 불편함을 모면하며 살기에 급급한 안타까운 사람이었다. R에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란 진심을 공유하며 멀리 보고 계속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처리해야만 하는 고객센터 전화 항의 내용 같은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권력자에게 아부와 가식적인 칭찬을 탁월하게 잘 하는 이 꼰대R’을 칭찬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실제 있었다. 타인에 대한 공감력이 떨어지는 이기적인 사람들은 입 안의 혀처럼 구는 자를 앞에 두고 싫다는 내색을 하기 힘들다. 또 공감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왜 그들이 아부를 하는 지에 대해서조차 깊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물론 아부에 대해 충분한 대가를 쳐 주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은 끊임없이 주변에 칭찬 을 남발하고 그렇게 하는 자신을 자화자찬했다. 수 십 개의 미끼를 던져서 단 몇 마리라도 잡아 보려는 마음 이었을까. 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았던 이해 못 할 점 은, R은 사람들의 면전에 대고는 그렇게 아부를 하고 듣기 민망할 정도의 칭찬을 쏟아 내지만 뒤돌아 서서는 바로 방금했던 말과는 완전히 다른 소리를 한다는 것이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뒷담화를 하지만 R은 앞 뒤 말 전환이 아주 빠르고 대담하고 익숙했으며 내가 만났던 세계 최강으로 이중적인 사람이었다.

유독 만만한 나에게만 속마음을 보이고 아무렇지 않게 양면성을 드러내었던 R을 나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었다. 어떤 것이 진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두 얼굴을 가졌던 R의 그 어떤 말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었다. 눈치 빠른 R도 자신을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 보고, 자신이 영혼까지 털어 애써 칭찬 아부 잔치를 벌이는 동안 맞장구를 쳐 주기는커녕 모른 척 하고 있는 나를 싫어했다. 그래서 만만한 나 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행동했던 것 같았다. R이 진심을 담아 주변 사람들을 칭찬한다 라고 내가 느꼈 더라면 나는 그를 한결 같은 사람, 인상적인 사람이라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뒤돌아서서 바로 다른 소리를 하는 R 을 보며, 언젠가 내 앞에서 굳이 안 해도 되는 칭찬을 던지고는 뒤돌아서 전혀 다른 본심을 드러냈을 R을 상상하니 아주 불쾌했다. 그래서 아부 잘 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앞에서는 웃지만 언제 등에 칼을 꽂을지 모르기 때문 이다.

처음에는 뭐지? 하며 당황했지만 지나고 보니 젊은 꼰대는 이렇게 내 근처에 아주 가깝게 존재하고 있었 다. 상대를 잘못 골랐던 R에게 나는 더 이상 대화할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R의 말대로 ~참 윗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고 굳이 생각해서 해주는 말씀을 감사하게 잘 들었더라면”, 다시 말해 내가 생각을 고쳐 먹고 R의 꼰대 짓을 적당히 받아 주었더라면, “약간의 금전적 물질적 혜택이라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R은 나를 향해 답답하다 혀를 차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답답한 사람은 내가 아닌 R이었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 모습이 아닌 가면까지 써 가며 애써 타인에게 아부하고 비위를 맞추어야 비로소 자신 의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고 살아온 R의 삶 은 안타깝기도 했지만,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이기적인 처세의 부끄러운 민낯을 R을 통해 적나라하게 느꼈다. 끊임없이 주변 사람으로부터 얻을 이익과 혜택에만 관심을 두었던 R, 아부가 통하는 사람들과 여전히 어디선가 돈 잘 벌고 살고 있을 지는 모르지만, 돈 외에는 중요한 가치가 없어 보였던 R 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았을까 궁금하다.   

나이 든 꼰대는 아무에게나 꼰대 짓을 벌이고 세상 전부를 우습게 여기는 듯 보이나 젊은 꼰대는 아무 에게나 꼰대 짓을 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을 자신의 위와 아래로 분류하고 구분하여 막 대해도 손해가 없을, 만만하고 적당한 대상을 찾아 꼰대 짓을 저지른 다. 서열 속에 스스로를 가둔 꼰대에게는 꼰대 짓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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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1 : 말 ‹ 행동

 

 내가 그나마 이 나이까지 살면서 다행스럽게도 터득한 지혜 하나는 상대방을 판단할 때 그가 허공에 대고 떠드는 말 보다 말 아래에 깔린 실질적인 행동, 즉 과거에 했거나 현재 하고 있는 행동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많은 말들을 늘어 놓지만 가만히 따지고 보면 말 뿐일 경우가 많으며, 실제 행 하는 행동이야말로 그 사람의 말 중에서 본인이 진짜 믿고 있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며, 또 그 사람의 가장 솔직한 모습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20대 혹은 30대 남성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없었던 나는, 그 모임을 통해 얻으려 했던 원래 목적 에다가 덤으로 색다른 기회까지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는 긍정적인 기대를 했었다.

처음 보는 사람끼리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자리라는 것을 떠올리더라도 행동은 전혀 확인이 안 되는 말이 넘쳤고, 나에게 자신의 서브 역할을 하라고 한 것에서 그의 미숙함이 드러났다. 아마도 그 남성에게는 내가 자신이 도움을 주어야 하는 사람 정도로 보였나 보다. 나는 적어도 그 남성보다는 이 분야에서 경력이 많았고 정식 자격도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티가 안 나 유감이다. 남들로부터 평가를 받게 될 때, 그 평가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도 재미 지다. 

한국인이자 40대 여성인 나에게 자주 닥치는 차별적 시선이나 무례함으로 인한 불쾌함은 어느 곳 어느 자리 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역치의 선 만 넘지 않으면 참으려 하고 간혹 못 참겠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소극적으로나마 표현을 하곤 했다. 그리고 별 것도 아니고 의미 없는 대상으로부터 상처 받지 않으려 노력한다.

당시는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 남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연습을 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던 때 였었다. 나는 사람들의 진심에 관심이 있었고 내가 알고 싶은 그 진심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진심을 알기 위해서는 말 속에 먼저 등장하고 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장, 거짓말이라도 어느 정도는 참고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듣자 마자 이건 헛소리 구나 라고 생각이 드는 이야기도 참고 듣다 보면 어느 순간 화자의 마음 속 진심이나 도저히 포장이 안 되는 사실이 튀어 나오는 것을 알아냈다. 사실 이것이 독심술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기회만 있으면 자신에 대해 과대 포장해서 말하거나, 우연히 얻은 운에 대해서 마르고 닳도록 써 먹으며 이야기한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찾아내려 했던 이야기는 그런 텅 빈 내용보다는 그 사람이 결정적으로 변하게 된 계기, 혹은 전과 다른 용감한 행동을 하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 지, 바로 그것 이었다.

쏟아지는 사람의 말 속에서 숨어있던 진실을 발견할 때 생기는 반가운 기분이 있다. 자발적으로 경청 훈련을 시작했던 나는 그 남성의 이야기를 듣는 중에 툭툭 튀어 나오려는, 내 솔직한 감정에서 오는 반응을 필사적으로 누르려 애썼다. 그 과시적이었던 30대 초반 어쩌면20대 후반 남성의 말을 들으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지 않기 위해 나는 무표정 하려고 애썼다.

평소에 내 얼굴 표정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고 내 주변 사람들은 이야기 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 얼굴을 문에 바짝 대고 서 있던 사람의 얼굴을 갑자기 볼 수 밖에 없던 상황에서, 입을 벌리고 눈을 크게 떴던 내 표정을, 엘리베이터 문 앞에 얼굴을 대고 서 있던 그 사람은 그런 내 표정을 보고 오히려 어이 없다는 표정을 보였던 적이 있었다. 평소 감정을 숨기는 훈련이 잘 안 되어 있던 나는 모르는 사람과 너무 솔직한 감정 교류를 해 버렸던 순간이었다.

내 감정을 숨기는 일, 다시 말하면,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상황을 그냥 넘겨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유치하고 또 이기적으로 보일까 자기 검열 차원에서 스스로 감정을 자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상대의 눈치를 보거나 거짓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한다. 그리고 무례한 상대도 주변의 솔직한 반응을 볼 의무가 있다. , 물론 평등한 관계에서 말이다.

투명한 내 표정은 내가 굳이 감정을 숨기면서 살아 야 하는 생존 훈련 과정을 겪지 않음에서 온 것 같다. 만약 엘리베이터 문 밖에서 얼굴을 대던 엉덩이를 대던 간에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서 있던 그 사람이 그 건물 에서 쥐꼬리만한 권한이라도 지닌 사람이었더라면, 그 는 불쾌하다는 표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나에게 어떻게 든 앙갚음 하고자 했을지 모른다. 바로 사회 생활 못 해서 손해를 보는 것이다. 그래서 솔직함은 뭐 라도 있는 사람이 주로 애용하는 감정이면서, 또한 자유로운 영혼들이 애용하는 감정이다.   

개인적 이익을 위해 솔직함을 요령껏 잘 숨기는 사람 이 많을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사람은 본심을 그리 오래 숨기지 못하는 편이다. 편집 화면이 아닌 연속 화면, 롱 테이크로 어떤 사람의 표정을 주의 깊게 관찰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다. 단지 시간과 노력이 조금 필요할 뿐이라는 이 말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포장도 능력인가

 

 그 날 나는 백 명 이상이 모인 어느 모임에서 여러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보여 주는 말이나 태도에서 어떤 공통점을 찾게 되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전역한 지 얼마 안 되어 보이 는 남성들이 마치 그룹 토의 면접을 준비하는 듯한 자신감이 고취된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 모임 에서 젊은 여성들 역시 상당수를 이루었었는데 20대를 갓 넘어선, 혹은 그 이상의 나이쯤으로 보였던 그들의 에너지 역시 대단했다.

조금 과장하여 약간 공격적으로까지 느껴졌던 그들의 자신감은, 과거에 비해서 열심히 노력하면 어떤 수준 까지는 성취가 가능하다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 사회 수준에서 본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실력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요즘 청년들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과 더불어 자신을 드러내야만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청년 취업 시장의 녹록지 않음까지 도 엿볼 수 있었다.

아쉬웠던 부분은, 자신감은 언제나 필요한 것이지만 때로는 그 자신감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겸손하기도 해야 하는 것, 또 근거가 없는 자신감은 허풍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누가 뽑히고 누가 떨어지는 취업 면접장이 아니었음 에도 확신에 찬 모습과 자신을 과대 포장하려는 이들 의 모습을 보며, 내가 잊고 있었던20, 30대 남성 일부의 자기 중심적 특성을 다시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 그들의 말과 현실 사이에는 괴리가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참가자들의 개인적 사정을 다 알 수는 없었지만 그 모임에 초대를 받은 것 자체가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이 경력을 쌓아 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아직 아무도 그들이 말하는 성공다운 성공을 못했다는 것 이다. 그러면 겸손한 편이 유리 했다. 태도나 말투에서 해외에서 오래 산 것처럼은 안 보였던 그 사람은, 서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적정한 정보를 공개 하고, 겸손하면서 혹은 필요에 따라 근거를 통해 말하 는 것이 서로를 잘 모르는 관계에서 신뢰를 줄 수도 있었던 점을 잊고 있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런데 어쩌면 그 모임 후 대부분의 시간을 글을 쓰며 보내는 나에 비해 그 남성은 점점 일이 많아져 안정된 수입을 얻기 시작했을 지는 알 수 없다.

젊은 꼰대들이 출몰했던 그 날 여기 저기에서 들려 오던 말 속에 어김없이 자기 과시는 드러났다. 거기에 다 조금 더 용기를 낸 일부는 타인에 대한 오지랖을 넘어 결국 라떼(‘나 때는 말이야라고 시작하는, 자신 보다 모자라 보이는 타인을 향한 훈계)가 등장했다. 아무리 많게 보아도 고작 30년 남짓을 산 이들의 라떼, 삶의 경험과 성찰에 의해 얻은 지혜나 어떤 깨달음이 아닌, 그들 인생에 있어서 나름대로 특이했던 경험 이라고 치는 군대 경력과 해외 경험과 단기 취업 경험에 대한 것이었다. 그들의 말마따나 그렇게 대단한 경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40대 아줌마인 나 를 경쟁자로 보고 이겨 먹으려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참 모자라 보여, 꼰대 본능에서 오는 오지랖을 편안 하게 부린 것이었다고 생각하기는 싫지만, 그렇게 생각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기성 세대에게는 나이에 의한 위계문화가 아주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같은 성별 간에서는 나이를 거스르 는 이른바 하극상 꼰대가 흔하지는 않다. 물론 성별이 달라 지면 거기에는 나이 위계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부분의 꼰대에게는 성차별 의식도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만났던 그 젊은 꼰대 는 내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여성이라는, 단지 눈에 쉽게 보이는 정보 만으로 자신감에 차올라 꼰대 본심 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민감 하게 반응했더라면 그 대화는 적당한 선에서 끊어졌을 지도 모른다. 당시 나는 자발적으로 경청 트레이닝을 하는 중이었고, 점점 더 자신감을 가지고 타인의 말을 경청을 했으며 지금까지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모을 수 있었다. 그 젊은 꼰대가 가진 지나친 자기 확신은 평소 부터 있어 왔고 그 날 하필 나를 상대로 보여졌던 것 이라 생각한다.

갈가 말까 고민하는 자리는 보통 안 가는 게 맞지만 때로는 기대 없이 참석한 자리에서 뜻 밖의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 남성뿐만 아니라 그 남성과 가까이 대화를 하던 겉 모습이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 은 그 날 모임을 주선한 업체 직원들과 아주 긴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낯선 사람들이 모인 자리를 어색해하는 다수의 사람들 과 달리 자신이 뭔가 특별하다는 것을 내보이기 위해 서둘러 주최 측 혹은 내부 관계자 등 뭔가 핵심적인 위치의 사람들과 잘 알고 있고 친밀하다는 것을 보이려 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사회성이 남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은 행동이다. 모임이 끝나고 나서 관계가 이어지던 어떻게 되던 그것보다는 일단 자신이 특별 하다는 과시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자신 보다 모자라 보이는 나 같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 만의 기발한 사회 생활 요령 이라도 가르치려는 듯 한참을 떠들며 존재감을 보이고 싶어한다. 의도가 너무 얕은데 있고 충분치도 않아 금새 바닥이 드러나 버리는 아쉬 운 전개이고 말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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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주가게 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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