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썰전

일상에서건진글 2016. 8. 2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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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서 목요일 밤 방영하는 썰전의 시청률이 상당하다고 한다.
케이블 방송임에도 동시대 지상파 방송 시청률을 넘었다고 하니 팬덤이 확실한 듯하다.
유명 정치평론가들이 나와 정치에 대해 이야기 하는 방송 구성은 흔하다. 단지 진행자가 인기 연예인 김구라라는 점도 강점이 되겠지만, 그 한 가지 이유로는 부족하다.

왜 유독 썰전은 시청률이 높을까?
출연자들에게 집중하도록 하는 무대 구성과 발언의 무게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분명 느껴진다.
다른 정치쇼는 뉴스세트에서 조금 확장된 정도이거나 연예인들이나 패널들이 다수 출연하여 마치 주부대상 토크쇼를 보는 듯 하다. 둘의 공통점 이자 썰전과의 다른 점이 바로 출연자 발언의 경중인 듯하다.
물론 썰전에서도 출연자들이 썰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가벼운 분위기를 이어가기도 하지만, 결국 출연자 본인의 소신에 맞는 주장을 강력히 피력하고 그 발언에 무게를 실어주기 위한 흐름이라 보여진다.

두번째,
사람들은 사회현상을 궁금해는 하지만 분석하기는 싫어한다.
누군가 분석해서 설명 해주는 것을 받아먹고 싶어한다.
jtbc 뉴스룸도 다른 방송사 뉴스와 다른 점을, 그들이 말하는 것 처럼, 내세우기를 '한걸음 더 들어간다'는 것이다.
공중파 3사의 뉴스처럼 취재된 내용만 말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이어질 예상 시나리오나 사건의 이유 또는 의도, 과거 사례 혹은 해당 발언의 사실여부를 확인해보거나 등의 친절한 해석이 있어 시청자로 하여금 사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원인이 대부분이 결국 이기주의로 귀결되기 때문인지, jtbc 뉴스룸에서도 어떤 해석의 일관된 방향을 제시하는 듯하다.

사람의 목숨이나 인권에 관련된 문제는 명확한 답이 있다. 이것이 상식이다.
그외 뉴스의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그 해석이 내 의견이자 내 가치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고서를 사면 따라오면 해설서 처럼 우리는 해설서를 필요로 한다. (우린 아직도 중립이라는 애매한 잣대 아래서 오락가락 한다.)

이건 교육 시스템과 관련이 없다고 절대 말할 수 없다.
7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이들은, 정확히 75년생부터 수능이라는 시험을 치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그 이전 세대는 수능을 겪어 보지 않았다.
시험제도가 변해봐야 얼마나 바뀌냐고 하지만 이전의 학력고사와 수능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학력고사가 단편적 지식의 방대한 암기력을 측정했다면, 수능은 문제의 요점과 흐름을 파악해 관련성 있는 답을 찾는, 이것 역시 암기력을 측정하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부분을 콕 짚으라던 시험이 전체를 훑으라는 시도로 변했다는 것이 내 말이다.
부분보다 전체를 보고 과목을 통합해 생각하라는 수능 이란 시험이 근본적 사회변화까지 일으키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명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사고체계가 바뀔 것이며 그래서 앞으로 뭔가가 달라질 것을 예상하게 한다.
물론 둘 다 빠른 시간에 정답을 맞춰야하는 시험이라 정답찾기 훈련이라는 중요한 공통점은 있다.
아직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는 부분을 보는 것에 익숙한 학력고사를 치른 사람들이 버티고 있다.
곁가지 쳐낸 핵심 요약을 원하고, 정해진 답을 알려주면 기억할 훈련이 된 사람들이다.
스스로 분석내는 것은 지루하고 소비적이며 시간낭비라 여길 수 있다.
그래서 정작 원문보다는 전문가들의 친절한 해석과 각주에 더 주목하는 것라고 본다.

학생과 시민들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자체 해석을 하는 능력이 커져, 사회 지도층의 말을 듣지 않고 대들까 염려하는 현상이 교육에 반영된 결과라고 하면 너무 빅 브라더스 이론 같을까?
사회지도층, 멀리 찾을 것 없이 그들은 바로 우리의 부모이다.
우리의 부모 세대는 자식이 스스로 잘 살기를 바라면서도 자신들의 가치관 안에서 움직여주기를 바란다. 왜냐면 그것이 안전하고 편안한 길이라 보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하지 않았다면 좋겠지만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고, 그만 해도 싶을 정도의 변화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은 기성세대의 가치관이 계속 가치를 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시점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똑똑하다. 해석과 이해력이 빠르다는 이야기다.
조그만 가치관 눈뭉치라도 잘 만들어 놓으면, 눈밭에 굴려서 큰 눈덩이로 만드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우리 젊은 세대만은 공존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했으면 좋겠다.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한 노예는 주인에게 심각한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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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주가게 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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